스마트폰이란게 아직 한국에 소개되기 전의 일이다.
둘이서 대화중이었는데, 텍스트 메시지에 답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대화가 자연스럽게 끊기고 난 그냥 잠깐 멍하게 앉아 있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또 답장이 오자 다시 메시지를 열어보고는 폰타를 열심히 두드린다.
대화가 또 끊겼다.
그러더니 "죄송해요.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이라고 말했다.
무슨 예의냐고 되물었을 때
"대화중에 문자보내고 있으면 안되는걸 안다구요"라고 말하고는 다시 메시지를 보낸다.
이게 무슨 소린가.
양해를 구하고 행동하는게 아니라 먼저 해놓고 강제양해를 당해야하는 상황이다.
예의가 아닌걸 안다고? 그럼 그 행동을 안해야 맞다. 그냥 미안하다고 해야 옳다.
그리고 자기가 예의없는 사람이란걸 알면된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는 예의바른 사람이지만,
지금 양해를 구하고 굿매너 문자질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발급한 면죄부를 들이밀었다.
소개팅 같은건 어색해서 싫어했었다.
차라리 생물학적 스펙과 커리어나 재력을 묻고 깔끔하게 결혼 전제로 만나자는 맞선이 편하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엔 참 가지가지 인간이 산다. 내가 도저히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인물도 많다.
오래된 친구 만나서 이런 저런 옛날 얘기를 나누다 보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