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가 아닌 경우는 허다하지. 다만 타인과 함께 살기 위해서 불합리하지만 양보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받아들이기 힘들어도 아무 말 없이 따르는 것도 이젠 이상하진 않다.
전세라는게 그렇다.
최근들어 깡통전세나 역전세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난 전세가 받아들이기 힘들다. 대단히 위험한 사채시장인데 이걸 한 사회의 시스템이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인다는게 말이다.
그래도 전세는 외우고 남들처럼 그냥 우겨서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아파트 청약(맞나?)은 외우고도 이해가 안되서 시도할 의향이 없다.
신발은 신어보기 전까진 내 발에 맞는지 알기 어렵다. 핏이라고 부르는 그 미묘한 느낌도 있고. 같은 제품이 오래 나오는 경우 이미 내 핏에 가깝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는 경우는 있지만.
아무튼 마트에서 감자를 고를 때도 이리저리 돌려보고 사면서 하물며 집을 모델하우스 보고 결정하다니.
채광이 어떤지, 풍광이 답답하진 않을지, 드나드는 길목의 불편은 감수할 수준인지 등등 따져볼 것이 너무 많다.
그런데 완성되지 않은 채 집을 사다니???????? 전국민이 부동산 사업을 하는 느낌인데 난 아니어서 굳이.
외울것이 더 많아지고, 이상하지만 입 꾹 다물고 남들이 하니까 따라해야 되는 상황은 삶이 비루해 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