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verview

    2012년 시작한 사업이 2017년을 준비한다. 꿈다락의 기획은 어떤 지향을 가지고 있는가를 논외로 치더라도, 지난 5년간 운영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건강하고 합리적인 커리큘럼을 확보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획의 출발은 지원사업과 공모방식이라는 한계 안에서 시작한다. 기획사업이나 시범사업이라는 사업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와 별개로 꿈다락에 접근하는 문화/예술단체에게는 이미 구획된 사업의 범위와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예를들어 저소득층이나 문화적 소외의 경험을 갖는 아동 청소년의 참여비율이 정해져 있다거나, 증빙서류를 마련하고 정산등의 업무를 수행할 행정 인력을 고용할 수 없는 예산구조, 공모방식이 경쟁구조를 갖고 있고 예술가들이 접근하기 여러워하는 행정용어로 표현되는 기획서를 제출해야 가능하다거나 하는 한정적 기획방식이다. 이때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기획워크숍은 교수방법론을 개발하기 위한 모델이나, 사례발표를 통한 참신한 기획과 발상을 도와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접근하여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생긴다. 왜냐하면, 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말하는 양질의 교육사례나 교수방법론을, 단체의 기획에서 영감과 동기로 적용하기 보다 하나의 범례로 받아들이는 식이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프로그램공모라는 형식안에 스스로 갇혀 버린 결과다. 전국의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대부분 꿈다락 기획워크숍이나 성과공유회를 해마다 열고 있다. 발표되는 사례가 반드시 우수한 사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미 발표되는 순간 행정가가 원하는 방식은 사례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다보니 비슷한 기획내용으로 단체의 색깔을 지우고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국의 꿈다락 기획안이 독특한 발상과 방법론을 차용해서 다양한 기획이 나오기 보다는 무난하게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기획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사회 문화예술교육의 10여년이 넘는 논의 중에서 반복하여 등장하는 교육기획의 관점이 있다. 교육콘텐트를 제공하거나 배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문화/예술전문가와 단체가 어떤 태도로 학습자를 만나는가에 따라 기획의 질이 변화한다는 것이었다. 즉, 양질의 방법론은 교수자의 철학과 태도에 기반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기획워크숍에서 철학과 태도를 말하는 것은 이미 언급한 프로그램 공모에 참여하는 단체의 실무책임자들에게는 너무 먼얘기다. 당장 필요를 채우기 위해 찾아온 워크숍에서는 철학과 태도에 대한 토론에 참여하기 보다는 현실적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 컸다. 행정적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어떻게 하면 사업계획서가 심의를 잘 통과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하는 태도로 워크숍을 바라본다.

    2017년 꿈다락 기획워크숍은 “공모방식에서 살아남기와 방법론”이라는 참여자의 욕구와 “꿈다락으로 구현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지향과 교수설계자의 태도”를 강조하고 설득하고 싶어하는 두 가지 욕구 사이에서 출발한다.

  2. 프로그램운영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크게 분류해보면 세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물론 기존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학교교육의 커리큘럼을 제외하고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예술가의 존재와 작업의 연장선 예술가와 예술단체는 작업방식이 커리큘럼이 된다. 장르에 따라 커리큘럼이 달라지지만, 전수방식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다수의 예술가는 장르예술을 받아들이고 자기화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즉, 자신이 예술가의 삶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학습내용을 커리큘럼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예술가는 어떤 재료에 탐닉적으로 집중했으며, 그때 자신에게 가장 큰 흥미요소는 무엇이었는지 파악하는 방식이다. 단, 모든 사람이 동일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초기 학습자에게 넘어야하는 허들을 낮게 설정하여 커리큘럼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 둘째, 학습자의 요구와 욕구에 따른 커리큘럼 학습자는 다양한 요구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예술교육의 현장에서는 그 허구성이 쉽게 드러나곤한다. 학습자의 요구는 정보의 양과 질에 의해서 결정된다. 다시말해 경험영역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경험재로써의 예술이 학습자에게 요구나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아무리 좋은 교육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학습자는 특정 장르와 결과물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몸의 기능적 탐색을 기반으로 움직임을 무대예술로 구성하기 위해 표현수단을 선택하는 워크숍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것을 장르예술에서 딱히 무용이나 연극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학습자의 정보는 장르로써의 연극이나 무용이 아니라면 선택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학습자의 요구나 욕구는 자기 스스로 알지 못하는 예술적 경험이 바탕이 된다. 즉 “인식하지 못하는 예술경험”을 커리큘럼에서 구현한다. 장르예술을 가르치는 행위로써 문화예술교육이 아니지만, 세째, 컨버전스와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커리큘럼 예술교육은 예술가의 세계관으로 초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세계를 만나기 위해서는 매개하는 무엇이 필요하다. 그래서 재료라기 보다는 매체에 해당한다. 간혹 재료가 매체가 되는 경우도 많고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표현으로 연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매체라고 볼 수 있다. 모르는 세계를 만나는 것은 두려움과 동시에 설레는 경험이다. 예술교육 커리큘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과정이 아니라 이질적 세계가 조우하는 즐거움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가. 이때 커리큘럼은 흔히 융합교육이라고 불려지기 하지만 컨버전스나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술가와 예술단체의 입장에서도 도전과제다. 장르의 결합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학습방법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워크숍의 프로그램은 커리큘럼의 흐름을 어떻게 상상하고 제안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워크숍에서 가장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것은 여기서 소개하는 사례가 우수사례나 범례로 비춰지는 것은 위험하다. 그런 이유로 제한적 정보를 제시한다. 워크숍 프로그램 운영방식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한다.

1) 꿈다락 케이스 읽기 /

사례는 정보를 철저히 제한한다. 최종 결과물을 중심으로 노출시킨다. 결과물은 주로 영상과 사진으로 구성되어 꿈다락 프로그램으로 통해서 나온 작품이나 작업과정에서 드러난 있는 그대로의 오브제다. 공연이라면 공연영상이고, 디자인이라면 디자인을 통해서 나온 작업물이고, 조형작업이었다면 조형작품이 공개된다. 제한적 정보에서 필수로 드러나야 하는 것은 ①인원 ②연령 ③커리큘럼회차 ④가용예산.

2) 커리큘럼 워크숍 1. /

교육프로그램의 최종 결과물을 보고 커리큘럼을 역추적하여 커리큘럼을 구성한다. 워크숍 참여자는 커리큘럼을 구성하되, 사례에 드러난 제한적 정보로 교수설계를 짜맞춰간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했을까를 생각하면서 구성한다. 연령과 인원을 생각하면서 ‘내가 기획자라면…’ 오리엔테이션 부터 종강까지를 구성한다. 한 워크숍 당 3-4명씩 팀으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개인작업을 원한다면 가능하다. 작성하는 커리큘럼은 특별한 양식은 없다. 단, 기획의도는 서술형으로 쓰고 매 회차에서 운영해야 하는 프로그램 내용을 구성한다.

3) 커리큘럼 워크숍 2. /

팀 또는 개인별로 작성한 커리큘럼을 워크숍안에서 공개하고 토론시간을 갖는다. 커리큘럼의 흐름은 맞다/틀리다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서로의 상상력을 문서로 확인하는 시간을 갖고, 질문과 답으로 워크숍을 운영한다.

4) 케이스 다시보기 /

처음에 제시한 꿈다락 사례에서 계획했던 커리큘럼을 공개한다. ① 워크숍을 통해서 작성한 커리큘럼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② 작품 또는 결과물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③ 작업결과물이 나오는 과정에서는 설계자와 실행자는 어떤 고민을 했을지를 이야기 나누면서 워크숍을 마친다.

=========== 구체적인 워크숍 내용은 생략. 대신 개별 워크숍 주제는 아래와 같음.

1) 노작과 조형작업 커리큘럼 개발 워크숍

인간의 몸은 매우 미세한 감각을 갖고 있다. 조형작업은 인간이 몸으로 감각하는 방법의 구현체계로서 미학과 만나는 과정이다. 집중력을 디자인하고, 감각하는 세계를 현실에서 물성이 있는 작업으로 치환시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 워크숍은 관찰/형태/감각/디자인/조형성/균형감/집중력을 키워드로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2) 무용과 안무, 공연기획 커리큘럼 개발 워크숍

현대무용은 다양한 재료와 결합하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해체하기도 한다. “무용”이라고 통념속에 존재하는 장르적 고정관념만 버리면 무용가와의 만남이나 공연관람 자체가 미학교육이 된다. 무용교육에 청소년과는 무엇을 제안하고 어떤 공연을 만들것인가. 이 워크숍은 정체성/몸/자아개념/움직임/존재/관계/무대를 키워드로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3) 힙합, 비트메이킹 커리큘럼 개발 워크숍

대중예술은 일상으로 부터 떨어질 수 없다. 무대가 아니라 거리에 가깝고, 특수성보다는 보편성이 다가간다. 힙합은 장르예술이라기 보다는 문화현상이다. 그 대표적인 작업들이 대중예술로 자리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힙합문화를 소개하고, 문화예술교육으로 퍼포먼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있을까. 이 워크숍은 힙합/대중/일상성/음악/비트메이킹/랩/퍼포먼스/10대문화를 키워드로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4)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커리큘럼 개발 워크숍

엔지니어가 되는 것은 생각보다 고된 작업을 연상시킨다. 반면 디자이너가 된다고 생각하면 창의적인 기술을 가진 특별한 능력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디어의 차원을 구현하는 디자인과 구현된 디자인이 물성을 가진 오브제가 되는 전 과정을 경험하려면 어떤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있을까. 이 워크숍은 구상/디자인/자동차/협업/실패/장인/실현가능성/테크놀로지를 키워드로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5) 스토리텔링과 연극/영화 커리큘럼 개발 워크숍

스토리텔링교육은 서로다른 매체와 방법론으로 운영되어 왔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에서 연극교육과 영화교육은 학교와 학교밖에서도 다수가 시도되고 있다. 다수로 시도되는 것을 곱씹어 생각한다면 이미 프로세스가 정해진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새로운 접근방법은 어떻게 가능할까? 반드시 새로와야 좋은 커리큘럼이 될까? 이런 질문으로 시작해야 한다. 표현매체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전환되는 유연성을 확보하려면 어떤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있을지를 다룬다. 이 워크숍은 이야기/상상력/매체/멤버쉽/연극/영화/연기/역할/공연(상영)기획을 키워드로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6) 잡지와 출판 커리큘럼 개발 워크숍

잡지를 기획하고 제작하여 배포하는 것까지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존재한다. 하지만 꿈다락을 만난다면 그 출판의 환경에 대한 포괄적 상상력을 커리큘럼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출판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 작업자와 무엇을 할 것인지 다룬다. 더구나 출판기획과 퍼블리싱이라는 총체적 과정이 어떻게 커리큘럼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본다. 이 워크숍은 출판/인쇄/퍼블리싱/가상기업/스토리텔링/인터뷰/디자인/청소년진로를 키워드로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7) 공연기획과 대중음악 커리큘럼 개발 워크숍

가족이 락밴드를 만든다면 어떤 형태와 내용이 필요할까. 대중음악은 친숙한 음악이지만, 세대를 가로지르는 향유태도나 선호유형이 분명히 다르다. 락밴드를 구성하면서 가족 구성원에게 무엇을 제안할 수 있을까. 콘서트를 기획한다면 어떤 선곡을 할 수 있을까. 선곡하고 합주하면서 공연기획까지의 과정을 커리큘럼으로 만드는 워크숍이다. 이 워크숍은 대중음악/합주/연주/콘서트/기획력/협업/휴일의 가족문화를 키워드로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8) 사운드믹싱과 미디어파사드 커리큘럼 개발 워크숍

청소년은 뉴미디어를 익숙하게 다루면서도 자기 언어화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사운드를 편집 믹싱하고, 매체와 장치(조명 또는 디바이스류)를 만나면서 조금 더 다양한 작업에 대한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 VJing과 조명을 컨트롤 하고, 미디어파사드를 디자인/기획/조작하는 것은 단지 유튜브채널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것이 아니다. 작업도구를 제안하고 조명과 빛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커리큘럼으로 만드는 워크숍이다. 이 워크숍은 뉴미디어/디자인/사운드/VJing/미디어파사드/컨트롤/공연기획을 키워크로 커리큘럼을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