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집합적 무의식은 사람들로부터 그 시대가 최대로 필요로 하는 대상체들을 통해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순간이 올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집합적 현상이 생긴다는 점. 창의력이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최대수의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이벤트를 요구한다. 어떤 의미로는 그저 깜짝 놀래키고 끝이기도 하다. 내가 꿈꾸고 있는 것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을 실현했을 때 그것을 창의력이라고 말하는 오류는 반복되고 있다. 혁신의 가면을 쓰고 메마른 땅에 아이들 놀이터로 물을 길어 올리는 우물을 설치한다며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이벤트가 그런 예다. 익히 알려진 풀레이 펌프가 있다. 기존 펌프보다 작동이 어렵고 힘이 드는 펌프는 광고판을 남기고 아프리카대륙의 마른 땅 가운데 철거를 기다린다.

창의력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더 이상 창의력은 개밸되기 어렵다. N개의 창의력을 인류가 가지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적시 적소에 그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은 인간의 집합적 무의식과 문화적 상상력이다.


창의력 개발을 위한 커리큘럼이 가능한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썼던 원고에서 발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