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을 말하는 사람은 농작물에서 잎이 시들어 떨어지는 것을 그냥 두라고 말한다. 흙에서 돌을 골라내면 땅 속의 습기를 만들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야 한다. 농작물의 잎이 누렇게 변하면 잎을 따서 다른 잎과 농작물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결국 땅에서 미생물은 살아남지 못한다. 결과는 뻔하다. 땅이 죽는다. 그래서 사람이 만든 비료를 섞어 미생물을 주입한다. 하지만 그건 한계가 있다. 자연스러운 순환은 자신이 떨굴 잎이 쌓여서 습기가 보존되고, 바람이 말리고, 비에 젖고 썩는 과정이 반복하길 기다린다. 그래서 땅이 살아 있다. 그 모든 순환의 고리를 인간이 끊고, 원하는 것만 취하면서 얻는 건 눈앞의 수확물이다.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 두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소수의 인간과 소수의 집단이 그런 선택을 했다. 그래서 얻은 결과는 참혹하다. 대량생산이 불가능해져서 배고픔을 견디는 것 보다는 나았을 상황이라는 주장이 가능하다. 지금이야 풍성한 농작물과 그에 따른 가축의 살을 먹을 수 있으니 배부른 소리라는 의견 역시 일리가 있다. 하지만 21세기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위기와 식량난을 마주하고서는 생각이 달라질 수 밖에. 균형을 깨고, 적당함을 무시한 결과다. 충분함을 모르던 인간의 물욕과 얼켜버린 생태계의 불균형을 초래하고도 아직 그 과잉생산과 대륙간 비대칭소비에 대한 철저한 후회는 재화와 권력을 독점한 자본가와 그 주변에서 기생하는 자들에겐 들리지 않는다. 과연 기회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