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있는가. 나는 크리넥스 티슈에 가까운 얇다란 팔랑귀인 탓에 건강상식은 끝없이 이리 저리 기울고, 몸 움직이는건 싫으니 영양제 몇 알 복용해서 건강해지겠다는 얄팍함을 잘 알고 있는지라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자율이 멈추는 자리에는 신뢰할 만한 타자의 강제가 간혹 필요하다. 그런데 트레이닝 센터를 찾는 사람 중 거의 절반은 체중감량을 목표로 삼는다. 트레이너와 대화하다보면 답이 분명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사례도 있고, 의지와 노력으로 감량에 성공한 사례도 있단다. 감량은 건강 때문일 때도 있지만 꽤 많은 사람은 원하는 몸의 모양새가 있다. 이런 대화속에 트레이너의 잊지 못할 한마디가 있었다. 감량을 말하는 사람들이 계획을 세우면서 무엇을 안먹을까에 대한 생각보다, 무엇을 먹을까에 대한 고민이 더 꽉차있다는 것. 지금까지의 식생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대부분은 과식/정크푸드/단순당섭취다. 더구나 자기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과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 욕구를 잠재우는 것은 진짜 힘든 일이지만 감량을 위해서는 필수다. 감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즐겨먹는 음식을 포기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 탄수화물과 단순당을 포함하는 각종 간식의 유혹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을 먹겠다는 의지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시작이 틀렸다는 트레이너의 지적은 매우 직설적이지만 옳은 말이다. 뭘 먹지라는 생각이 먼저가 아니다. 무엇을 포기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인가에 대표적인 사례가 체중조절(다이어트)에서 감량하는 방법이다.

언론사의 보도 건수도 별로 없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6공화국 문재인대통령 재임기간 탈원전정책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다. 특히 핵물리학 또는 공학 관련 학계와 학생들은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이니 말할 것도 없다. 1970년대말에 핵발전소가 가동되었으니, 지금 이들은 원자력 일손으로는 2세대에 해당한다. 1세대가 기술력을 들여와 실험과 시행가능성을 보았다면 2세대는 생계와 직결되어 있다. 이 모든 주장에서 논쟁의 끝에는 "현재" 필요한 에너지 생산에서 "현재" 기후위기와 직결되지 않는 청정성은 핵이 가지고 있다는 것 두가지로 요약된다. 이것이 위기를 대하는 태도다. 위기는 생존문제다. 더구나 지금 세대가 아니라 다음세대의 생존문제를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 현재 필요한 에너지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논쟁의 쟁점이 되지 않는다. 첫째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은 위기에 대한 댓가(cost)다. 무엇을 먹을것인가의 다이어트가 아니라 지금까지 무엇을 먹었지만 어떻게 안먹어야 하는지 생각해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둘째로 다음세대에게 남겨주는 짐이 너무 큰 위험을 포함하고 있다. 즉, 안전문제다. 대한해협 건너 사는 이웃나라는 안전하다고 자신했다. 과연 우리는 그들만큼이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믿는가. 최소한 나는 의심한다. 강남에 지은 백화점이 무너지고 대형선박은 수학여행가는 학생들과 함께 가라앉았다. 안전을 약속하며 공식 사용허가를 낸 가습기 살균제는 아기의 폐로 들어가 후천적 장애를 일으켰다. 무딘 안전의식을 가진 몇 명의 문제라고? 개인인 자본가의 욕심이 불러온 화였다고 잘라 말할 수 있을까? 이리(지금의 익산)역 폭발이며 성수대교는 어떻게 무너졌나. 한 세기에 한번씩 핵발전소의 핵폐기물을 교체관리해야 하고, 10만년간 위험이 잠재하는 위협적 쓰레기를 관리할 능력은 있는가. 지금 세대에서는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라고 말하는 것이 백번 양보해서 옳은 이야기라 해도, 우리는 다음세대에게 이 위협을 유산이랍시고 남겨주는 것에 동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