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이 좋은 사람을 떠나 보냈다.
난 금사빠까지는 아니다. 특히 사람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시간을 두고 봐야 아는 경우가 많아서다.
최근에 완전히 빠져든 작가가 한명 있었다.
알고 지낸건 3년 정도 되었으나, 서로 제대로 이야기 나눈건 작업실에 가서 같이 가구를 만들면서 처음이다.
30대 초반의 앞날이 기대되는 작가이자 기획자였다.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나 에너지가 좋았다.
세상 모든 것이 호기심 투성이였다고 말했다. 그러니 방황이나 충동으로 인한 충돌은 당연했을 터. 그런 이야기들이 참 좋았다. 무르익지 않아서 좋았다고나 할까.
후회할 일이 없는 삶이라는 건 말이 쉽지 행동은 참 어려운 법.
나의 30대가 부끄럽게 느껴진 건 진짜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빠져들었다고.
앞으로 작업에 대한 기대도 많았고.
그의 어머니를 만나고 싶을 만큼, 성장기의 실험태도는 매력이 있었다.
어제 그의 죽음을 전해 들었다.
다시 한번 내일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우울하다. 당분간 그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