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는지 얘기하다보면 간혹 재밌는 말들을 많이 한다.
대체로 감성적인 답이 많긴 하지만 그런건 너무 애매하고, 어렸을 때도 느낀 것이 대부분이어서 와 닿질 않는다.
이런 표현들이 재밌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서 시원하다고 말하는 자기를 볼 때.
국물에 들어있는 파를 건져내지 않을 때.
병원에 혼자 갈 수 있을때 등등.

난, 어렸을 땐 생강 근처에도 못갔다.
알싸하게 매운 향이 나에겐 너무 역했다.
여전히 생강 초절임도 못먹는다.
가끔 어떤 김치에 생강이 씹히면 그 이후는 식사 끝이다.
어른이 된다는게 뭘까를 생각했을 때 생강을 기준으로 잡았던 적이 있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나도 생강을 먹을 수 있게 될거야...'
그 기준에 의하면 난 아직 어른이 아니다.

오늘 인어공주랑 점심에 생강차를 마셨다. 어른에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