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학관

(1) 창의성의 기본성질

인간은 누구나 창의와 창작의 욕구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아동과 청소년은 창의 욕구를 흉내 또는 모방으로 시작합니다. 누군가로 부터 배운다는 것은 이미 그 방법을 따라 하는 행위의 시작입니다. 모방을 통해 방법을 찾아낸 이후가 본격적으로 자기의 방법을 찾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다른 축으로 설명하자면 가르치는 행위는 잘 모방하도록 설계하고 난 이후 스스로 자기 방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이는 최소한 창의력을 실험하는 집단에서 가르침과 배움의 관계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잘 가르치고 잘 배우면 창의력이 신장될 것인가에 의문이 생깁니다. 우리사회는 언제부턴가 창의적인 인재상을 말하고 있습니다. 비범한 사고와 행동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각종 교육과정안에는 창의력신장을 위한 커리큘럼이 생겨났습니다. 성공인가 실패인가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적인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다면 그 보완을 필요로 한다는 뜻입니다. 그 핵심에는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창의환경입니다. 언어적 창의력을 가진 사람과 수학적 창의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단지 그것이 두드러져 보일 순 있지만 실제로는 통합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거나, 다양한 기술력을 응용하여 문명에 박차를 가하는 것 역시 창의성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다만 교육에서 그 환경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생산방식의 새로운 혁명을 이야기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창의성은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테크놀로지와 과학은 삶의 양식을 바꾸게 되었지만 과연 교육이 전환의 시대에 걸맞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도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원리를 탐구하고, 실험을 반복하면서 지식과 노하우가 쌓여갑니다. 그런데 교육은 최종 결과를 흉내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양질의 교육콘텐트는 잘 흉내 내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되어가는 겁니다. 창의성과 거리가 생긴것입니다.

도구와 재료에 대한 반응방식을 실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동/청소년은 현재 우리사회의 문화에서 가장 도구로 부터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세대입니다. 더구나 공교육과 사교육을 포함하여 창작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패키지로 쌓여진 재료만을 사용하여 실험이 통제됩니다. 즉, 도구와 재료를 충분히 탐색하는 과정이 거의 생략된 상태로 교사의 방식을 따라하고 끝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부산과학관의 파일럿 프로그램은 우선 도구와 재료에 대한 탐색은 어떤 형식에 담아야 가능할 것인지 실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창의환경에 구축을 위한 기초가 될 것입니다.

(2) 프로그램

소리는 진동_Piezo Microphone 사운드아티스트는 다양한 소리의 영역을 탐구합니다. 그렇게 예술이 되기도 하지만, 실험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소재를 만나기도 합니다. 피에조마이크는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어떻게 응용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창작해 낼 수 있는 도구입니다. 여기서 도구는 마이크가 아닙니다. 피에조마이크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매질(媒質)을 찾아내야 합니다. 매질은 너무도 다양한 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료를 거의 가리지 않습니다. 일상적으로 만나는 것부터 창작품까지 아우릅니다. 이때 작업자(교사/강사)는 표현하고 있은 메시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조합방식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워크숍을 만들어 갑니다.

패턴과 반복_Image Phenomemon 프렉탈은 과학과 예술 모두가 탐구하는 영역입니다. 모든것은 패턴을 가지고 있으면 반복되고, 그것이 분산되지만 분산의 조합이 반복되는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망델브로 집합은 통계학 뿐 아니라 예술의 영역에서도 그 집합의 자기유사성질의 아름다움이 드러납니다. 그 예술적 영감은 이미 일상속에서 다양한 패턴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다양한 재료의 관찰을 통해서 어떤 패턴을 가진 물질을 찾아내거나, 의도적으로 반복과 패턴의 상황을 조작해 내거나, 조합한 패턴에 움직임을 가했을 때 일어나는 미학적 가능성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워크숍입니다.

(3) 도구와 재료

1) 철물점 철물점은 도구와 사람이 있는 물리적 공간입니다. 지금까지의 교육장면에서 도구와 재료는 철저히 통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창의환경이라면 지금 사용하지 않지만 언젠가 쓰게 될 도구를 상상하는 것이 필요하거나, 같은 재료를 다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도구가 존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철물점에는 철물점을 운영하는 작가(철물점사장님이라고 부릅니다)가 상주하면서 이 도구와 재료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가능해야 합니다. 도구/재료와 사람은 철물점의 기본 요소입니다.

2) 워크숍에서 주로 사용하게 될 도구와 재료의 예

나무, 종이, 플라스틱, 인두, 납, 초, 석탄, 숯, 쇠망치, 끌, 컴퓨터, 줄자, 끈, 드라이버, 구리, 저항, 수조, 물 등등. (워크숍의 세부계획에 따라 재료가 달라지거나 추가됩니다. 워크숍을 안내할 때도 주로 사용하게 될 재료에 대한 소개를 전면에 내세울 예정입니다. 최종 작업을 상상하기 보다, 도구와 재료에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가 이번 파일럿에 주요한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4) 작업자

사운드아티스트 / 정만영 / 부산 애니메이션작가 / 탁영환 / 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