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꽤 오래전 우연히 보게된 독립영화 속 한 장면이다.
    30대에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고 60세가 훌쩍 넘어 퇴직했다.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묻는다. "자네, 30년 넘게 자동차를 만들었군"
    그는 잠깐 생각하다가 이렇게 답한다. "음. 30년 넘게 자동차를 만들었는데, 자동차를 만들 줄 몰라. 난 뭘하며 산거지?"
    무슨 영화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데 그 때 주인공 할아버지와 친구의 대화가 잊혀지질 않는다.

  2. 복잡하고, 세분화되고, 뭔가 끝없이 정의내리는 사회에 살 수록 우리는 원래 한몸이어야 하는 개념들을 나눠놓고 좋아한다.
    분해하고 나면 다시 조립할 수 없는 개념까지 찢어 놓곤 한다.
    기술과 예술이 그렇다.
    얼마전 예술가가 가진 기술로 예술행위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한국의 행정용어로는 그 행위자체보다 결과에 치중한다.
    납품해야 하는 생산물로 취급하니 그 세계에선 예술이 사라져야 거래가 가능하다.

  3. 구글이 카드박스를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가구나 가전제품도(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했던...?) 튼튼하게 만들고 오래 사용하는 걸 권장하지 않는다.
    하물며 IT기기(뭐 이런 용어로 그냥 퉁치지. 설명 복잡하니)는 어떻겠나.
    구글은 VR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골판지를 접어서 사람들에게 사용성을 테스트했다. 그 사이 글래스 따위를 계속 만들어냈지만, 인간은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는 증거가 속속 나왔고 구토와 충돌 사고 위험이 끝없이 따라다녔다.
    거의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못찾아냈다.
    심지어 몰입감 최상의 게임이나 포르노 시장에서도 파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4. 며칠 째 미세먼지 경보가 울리고, 아이콘은 방독면을 쓰고 있다.
    마음껏 심호흡 할 수 있는 곳은 실내 밖엔 없다.
    참 웃기긴 한다.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니 공기청정기를 판다.
    그 공기청정기를 만들어내느라 공장을 돌린다.
    더 더 더 더 더 공기가 더러워져야 누군가는 부자가 된다.
    미세먼지는 결국 나도 일으킨것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어진다.
    결론은...우린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절반 훨씬 넘게 건너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