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 낚시

ARTICLE 2021-08-11

자주 만나지 않아도 안부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친근감이 드는 사람이 있다.
나에게 윤종필작가가 그렇다.
작년에 주민들하고 판화작업을 진짜 신나게 하더니 전시를 열었다.
당연히 보러갔는데, 그 중 한 작품이 참 마음에 들었다.
오늘 집에 왔는데 문앞에 지관이 배달되어 있다.
뭔가 했는데 그 작품이다. 굴포천 낚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작품을 돈주고 사야 제맛이다.
선물이라고 우기지만 내가 뭔가 꼭 대가를 치루게 하고 말겠다.
윤종필 좋다. 만나서 얘기하면 진짜 낄낄대고 한참 웃고 헤어지곤 한다.

선택

ARTICLE 2021-08-09

살다보니 대부분의 선택은 A와 B중에 무엇을. 또는 A/B/C...n중에 무엇을 선택하기 보다 A를 취할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86세가 된 할머니가 90세가 된 할아버지와 동거를 할 것인지 말것인지를 결정한다.
나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나이랑 상관없이 마음이 가는대로 해야 한다고 말해드렸다.
그 선택과 결정에서 왜 타인이 개입 하는가.
아들이 어쩌고, 며느리가 어쩌고, 주변인들의 시각이 어쩌고.
90세 할아버지가 느끼고 있는 연애감정이 부럽기만 하고,
동거를 결정하려는 할머니의 고민은 귀엽게 느껴지기만 한다.
여기서 타인은 그들의 결정에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
참 인간관계 쉽지 않다.
누군가에게 조언하고, 영향을 주고 싶어 안달이다.
나이들면서 나도 그러고 있을 때 깜짝 놀란적이 많다.
조언의 대가로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런건 진짜 무서운 일이다.

Take my breath

Buscant 2021-08-07

위켄드가 신곡을 디스코로

스타벅스

JOB SOUND 2021-08-05

스타벅스의 사회공헌 사업은 커피숍 없는 작은 마을에 스타벅스를 내는것 아닐까?
어느정도 유동인구가 있는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커피숍이 있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도시의 쿨한 이미지를 상상하며 스타벅스를 떠올린다.
얼마전에 지방소도시에서 자랐지만 서울로 와서 좁디 좁은 단칸방에서 살며 직장다니는 청년의 인터뷰를 우연히 듣게되었다.
도시로 오고 싶은건 복잡한게 좋아서가 아니라며,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이야기 속에 "스타벅스도 없고..."라고 하며 말을 흐린다. 비유적 표현이지만 맞는 말이다.
지역이 인구밀도가 적어서 살기 좋지만 쿨한 분위기가 없다. 낡아서 정감이 생기는게 아니라 더럽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사회공헌 사업을 하려거든 커피숍이 들어갈 수 없는 곳에 매장을 내라.

스케이트보딩

Buscant 2021-08-05

올림픽에서 어반스포츠가 본격적으로 종목으로 등장한다.
스케이트보딩.
시멘트바닥과 굴곡의 그 마찰음은 현장에서 보면 진짜 짜릿하다.

올림픽이 2년에 한번씩 열려서 의아했다.
내 마지막 기억은 올림픽은 뜸하게 개최되는 것. 즉 4년에 한번 잊을 만 하면 있었다.
그런데 동계와 하계로 나누어 2년에 한번이 되었다.
업데이트되지 않은 내 기억은 4년에 멈춰있다.
1992년까지는 동하계 올림픽이 같은 해에 열렸다.

유튜브

JOB SOUND 2021-08-05

유튜브가 광고를 띄우지 않는 조건의 유료요금 6.99달러를 시범(?)운영한다.
광고주로 부터 광고비를 받고,
광고 없는 조건으로 이용자에게 사용료를 받는다.
결국 모든 수익은 광고다.
광고주의 광고료는 사용자 머릿수와 비례한다.
또 결국 구글과 유튜브는 사람을 어떻게 끌어 들이고 주머니를 열게 할지만 고민하는 회사다.
하지만 그들의 광고는 세계를 연결해 더 즐겁게 하거나,
혁신(개뿔)적인 의사소통을 개발하는 이로운 기업이라고 포장한다.
그 회사가 내놓은 광고제작비를 받은 광고사가 또 그렇게 만든다.

목마른자가 우물을 판다. 난 이런 비유를 좋아한다.
지금 세상에서는 최소한 우물을 파면 나눠 갖지 않는다.
파 놓은 우물이 있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망중립, 정보의 권리...는 곧 우물이었는데 그런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둔감해진다.

유튜브. 그 플랫폼이 싫어서 자주 들여다 보진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영상을 링크로 보내주어야 할 때도 있고,
누가 나에게 보라고 보내줄 때도 많다.
양질의 정보가 담겨 있어도, 그걸 담은 그릇이 영 찜찜하니 미칠 노릇.

폭염특보

JOB SOUND 2021-07-15
  1. 기후위기 학습을 하다보니 올해 폭염은 공포스럽다.
    낮에 장시간 야외활동은 피하라는 뉴스특보.
    땅이 좁아지니 높은 지형으로 대피하라.
    재활용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중독된 소비.
    지구를 살리겠다는 오만불손한 태도. 지구를 살리는게 아니라 인류의 생존일 뿐.

  2. 옆집이 공사중이다. 이사 전 리모델링.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충분히 쓸 수 있는 걸 거침없이 버리고,
    뭔지 모르지만 해로와 보이는 물질을 도포하고 밤새 서큘레이터를 켜놓고 공사팀은 퇴근한다.
    집 한채가 이런데...

  3. 대선을 앞두고 유주얼 서스펙트를 세워놓은 느낌이 드는 뉴스를 자주 접한다.
    난 모르겠다. 좋지도 싫지도 않고 그냥 제멋대로인 캐릭터에 응원하는 편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우리가 알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삐뚫어진 신념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잘 알고 있지만, 그나마 이 시대에 신념을 가졌다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도.

  4. 2주간의 일정이 모두 캔슬되었다. 그렇다고 할일이 없는건 아니다.
    오히려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팀에게 보낸 레터

ARTICLE 2021-07-15

어떤 팀이 올해 청소년을 위한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관습적으로 꿈을 묻는 방식이 과연 옳은 결정인지 걱정이 앞섰다.
꿈이 없다고 말하는 배경에 무엇인가 있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반드시 꿈과 희망을 가졌으리라고(또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은 판단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 팀과 세번의 회의를 했고, 레터를 보냈다.

그 레터의 일부다.

세 번의 회의를 거치면서 드는 생각을 정리합니다. 청소년과 이런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가진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에 대해서 먼저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사회의 교육은 흔히 말하는 입시와 경쟁으로 요약되곤 합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립니다. 대다수의 아동과 청소년이 포함된 공교육에서는 과도한 경쟁이 유발되거나, 대학입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학교교육으로 우리가 사회교육의 범위를 너무 축소하게 되는 것은 틀립니다. 교육이 그러한 것이 아니라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공교육에서 입시와 경쟁을 말하게 됩니다.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는 비판속에서도 입시와 경쟁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 것까요. 한정된 자원과 기회의 획득을 위한 수단이기 때문일 겁니다. 청소년기는 자기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임에 분명하지만,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은 슬픈 현실입니다. 다양한 경험과 충분한 자기성찰의 시간을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이 슬프다는 것입니다. 즉, 꿈을 가지기 힘든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이때 너의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는 것은 고약한 질문이 되기도 합니다. 정해진 길 위에서 걷거나 뛰기도 바쁜데 어디로 가는 지 묻는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그 질문이 필요없진 않습니다. 다만, 어디로 향하는지 목적지를 정하고 난 뒤에 길을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선이 되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되곤 합니다. 진로탐색이라는 언어가 그렇습니다. 다수의 진로탐색이 가리키는 것은 어떤 직업군에 자신이 포함되는 것이 합당한가를 말하곤 합니다. 그리고 다수의 꿈은 어떤 직업인이 될 수 있는가를 묻곤합니다. 현재 기회중인 동사형꿈이나 형용사형꿈이라는 것에서는 진로탐색이라는 어휘선택이 그리 적합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묻는 좋은 방법 중 하나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설

ARTICLE 2021-05-18

능력은 매력을 넘어서지 못한다. 능력은 매력의 일부다. 매력은 주관적이며 상호작용에서 발발하고 동작한다. 즉 고유하고 독창적이다.

한글 만으로?

JOB SOUND 2021-05-08

흔히 행사장에 초대받고 온 손님을 내빈이라 한다.
그 내빈은 來賓이다. 오신 손님이라는 의미다. 마치 내빈과 외빈으로 구분하는 듯 내외빈여러분께...라는 말을 들으면 풋 하고 웃음이 나오곤 한다.
너무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틀려서 그렇다.
한글만으로는 알 수 없는데 무턱대고 한자어를 표기하니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한자어를 쓰면 조금 더 격조 있게 들리는 것인지? 꽤나 자주 이상한 표현들이 많다.
한글만 쓰자고 작정하려면 차라리 북한식이 의미를 더 잘 표현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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